폐경기 증상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요?
저도 처음에는 폐경이라고 하면 그냥 생리가 끊기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생리가 완전히 끊기기 훨씬 전부터 몸에서 여러 가지 신호가 나타나더라구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갱년기’와 ‘폐경’은 같은 말처럼 사용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폐경은 마지막 생리 이후 12개월 동안 생리가 없는 상태를 말하고, 그 전후로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를 흔히 폐경이행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 생리를 하고 있다고 해서 폐경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폐경이행기에는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호르몬의 변화가 커지면서 여러 가지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경험했던 것도 그랬습니다.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몸에서 열이 확 올라오는 느낌이 들고, 온몸에 땀이 쭉 나다가 금방 식어버립니다.
특히 밤에 자다가 갑자기 더워지고 땀이 나서 깨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런 증상을 흔히 ‘홍조’라고 하는데 폐경기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혈관운동성 증상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얼굴이 붉어지는 얼굴 홍조’뿐만 아니라, 갑자기 열이 붉게 치솟고 몸 전체가 더워지는 전신 증상 역시 의학적으로 홍조(안면홍조 및 상열감)의 범위에 속합니다
저는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 새벽 3~4시쯤 식은땀과 함께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깨고 나면 다시 잠들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날이 반복되니까 하루 종일 피곤하고 일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런데 폐경기 증상은 열이 오르고 땀이 나는 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생리주기가 갑자기 짧아지거나 길어지고, 몇 달 동안 생리가 없다가 다시 나오기도 하고, 생리량이 예전과 달라지기도 합니다.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자다가 자꾸 깨기도 하고, 예전보다 예민해지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졌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깜빡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고요.
저처럼 자고 일어날 때 손을 디디는 것 만으로도 팔목이 아프고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관절이나 근육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질 건조감이나 성관계 시 불편감, 소변을 자주 보거나 급하게 마려운 증상처럼 비뇨생식기 쪽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피부와 모발의 변화, 체중이나 체지방 분포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왜 이러지?’
저도 그랬습니다.
잠을 못 자서 피곤한 건가?
허리 때문에 몸이 계속 긴장해서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처음에는 각각의 증상을 따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생리주기의 변화와 함께 열감, 수면장애, 관절통증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 폐경이행기와 관련된 변화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그래서 저는 40대 이후 여성이라면 몸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생겼을 때 무조건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생리주기가 달라지면서 갑자기 열이 오르고 땀이 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이유 없이 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이 반복된다면 산부인과에서 한번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폐경이행기 검사는 어떻게 할까요?
저도 처음에는 ‘폐경기 검사’라고 하면 피 한 번 뽑아서 여성호르몬 수치만 보면 폐경 여부가 딱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폐경이행기에는 호르몬 수치가 일정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기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혈액검사 한 번만으로 현재 상태를 모두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나이와 생리주기, 마지막 생리 날짜, 생리량이나 출혈 양상, 열감이나 수면장애 같은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등을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한 경우 난포자극호르몬(FSH), 에스트라디올 같은 호르몬을 확인하는 혈액 검사를 하기도 하고,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40대 초반처럼 비교적 이른 나이에 생리 불순이나 폐경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니 갱년기나 폐경기는 아닐 거야’ 라고 넘어가거나 혹은 전혀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40대 이후라면 조금 빨리 올 수도 있고 50이 넘어서 올 수도 있습니다.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 증상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 이후 필요에 의해 호르몬 치료를 고려한다면 현재 건강 상태와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저 역시 호르몬제를 처방받기 전에 여러 검사를 받았습니다.
유방검사와 혈액검사, 산부인과 진료 등을 받고 현재 제 몸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한 뒤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호르몬 수치가 몇이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호르몬제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어떤 증상이 있는지, 그 증상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나이와 폐경 시점은 어떤지, 과거 병력이나 가족력은 어떤지 등을 종합해서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호르몬제를 먹어야 할까요?
저도 이 부분이 가장 고민됐습니다.
특히 여성호르몬제를 먹으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아보면 호르몬요법은 무조건 좋다거나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치료가 아니었습니다.
사용하는 호르몬의 종류와 방법, 복용 기간, 나이, 개인의 건강상태와 유방암을 포함한 여러 위험요인에 따라 득과 실을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호르몬제를 먹으면 유방암에 걸린다’ 또는 ‘호르몬제를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처럼 한쪽 이야기만 믿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유방암이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제 몸의 변화를 확인하면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기 전 관절 통증이 정말 심했습니다.
자고 일어나 침대에 손을 짚고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뼈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팠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몸이 너무 아프니까 ‘이렇게 마디마디가 아픈데 이 일을 계속 하면서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장단점을 알아보고 제 몸의 상태를 확인한 뒤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호르몬제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처음 처방받은 약이 나에게 잘 맞으면 좋겠지만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해서 다른 방법이나 다른 약제로 조절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처음 처방받은 약은 얼굴에 트러블이 생기고 체중도 조금 늘어나는 것 같아 약을 바꿨습니다.
두 번째 약으로 바꾸고 나서는 체중도 괜찮았고 트러블도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호르몬제를 먹느냐, 마느냐’만이 아니라 현재 내 몸의 상태를 제대로 알고 나에게 어떤 선택이 더 적절한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폐경이 될 나이가 됐다고 그냥 넘기지 마세요
저는 폐경이 될 나이가 됐으니 ‘이제 폐경인가 보다’ 하고 그냥 받아들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변 사람이 몸이 아프다고 하면 우리는 쉽게 “병원 한번 가봐”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정작 내 몸에서 이상한 변화가 나타나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보다”, “갱년기니까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내 몸이잖아요.
생리주기가 달라지고, 갑자기 열이 오르고 땀이 나고,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예전과 다른 변화가 계속 나타난다면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당연한 증상이라고 단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40대 후반부터 50대 전후에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산부인과에 방문해서 내가 현재 폐경이행기에 해당하는지, 다른 원인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진료를 받아보세요.
그리고 검사 결과와 증상에 따라 나에게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 의료진과 함께 찾아가면 됩니다.
갱년기라고 해서 무조건 참고 지나가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폐경과 관련된 열감이나 야간발한, 수면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증상과 치료 방법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나 치료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갱년기는 원래 이런 거니까 참아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만, 그 변화 때문에 일상생활이 무너질 정도로 힘들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라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서 왜 정작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는 그렇게 무심할까요?
내 몸은 하나뿐이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야 하잖아요.
폐경이 올 나이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증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부터 정확하게 확인해보세요.
그리고 치료가 필요하다면 주변 사람의 경험이나 인터넷에서 들은 한마디가 아니라 내 건강상태와 위험요인을 바탕으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시길 꼭 권해드립니다.
저도 처음에는 ‘벌써 내가 폐경을 생각할 나이가 됐나?’ 싶어서 받아들이기가 싫었습니다.
언젠가는 올 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막상 내 몸에서 변화가 시작되니까 생각보다 당황스럽더라구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폐경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라기보다 여성의 몸이 또 한 번 크게 변화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해서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치료를 선택한다면 충분히 알아본 뒤 내 상황에 맞게 결정하는 것.
저는 그것이 내 몸을 제대로 돌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요즘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어쩌면 몸이 보내고 있는 변화의 신호일 수도 있으니까요.
내 몸이 아프다고 말하고 있는데, 내가 먼저 모른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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