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가 좋아진 줄 알았던 나는 2년 반 뒤 더 심한 통증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신경주사, 신경성형술, 보존치료를 모두 해본 뒤 결국 수술을 선택하게 된 실제 경험이다.
지난 글에서 나는 첫 허리디스크를 1년 가까이 버티며 통증이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 괜찮아진 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끝이 아니라 잠시 조용했던 것뿐이었다.
허리디스크 재발 의 시작이었다

2년 반 뒤, 다시 시작된 통증
2024년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였다.
그때는 개인 샵을 정리하고 대형 스파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왼쪽 허벅지 뒤쪽이 조금씩 당기기 시작했다.
‘근육이 뭉쳤나?’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불편해졌다.
일주일 정도 지나니 예전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또 허리인가?’
불안한 마음으로 정형외과를 찾았다.

처음에는 진통제부터 시작했다
X-ray를 찍었다.
의사는 일단 진통제를 먹어보자고 했다.
며칠 동안 먹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번에는 신경주사를 맞아보자고 했다.
사실 주사를 맞기 전부터 무서웠다.
2년 반 전 그 통증이 다시 시작될까 봐 겁이 났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사를 맞고 난 뒤부터 통증은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MRI를 다시 찍고 현실을 마주했다
결국 다른 병원(두번째병원)을 찾아 MRI를 다시 찍었다.
의사는 영상을 보여주며 말했다.
디스크가 신경을 심하게 누르고 있다고.
실제로 화면을 보니 2년 반 전보다 디스크가 훨씬 커져 있었다.
흘러내린 디스크 때문에 척추뼈 사이 공간도 많이 좁아져 있었다.
그 영상을 보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정말 이렇게까지 심해졌다고?’

두번째 병원에서는 바로 시술과 수술을 이야기했다
그 병원에서도 신경주사를 한 번 더 맞았다.
결과는 같았다.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러자 병원에서는 바로 입원 이야기를 꺼냈다.
신경성형술을 하거나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순식간에 입원실 앞까지 가 있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깐.’
‘나는 정말 지금 당장 수술해야 하는 걸까?’
그 생각 하나로 병원을 나왔다.
지금도 하나는 말하고 싶다.
병원에서 바로 시술이나 수술을 권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자리에서 결정할 필요는 없다.
한 번쯤은 내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다른 병원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정말 빨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미루는 것도 답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다.
그때부터 보존치료가 시작됐다
세 번째 병원을 찾았다.
보존치료로 유명한 의사 선생님이 있는 곳이었다.
그때도 나는 어떻게든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다.
신경주사를 또 맞았다.
효과는 없었다.
이번에는 신경성형술을 해보자고 했다.
‘수술은 아니니까 이것만 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신경성형술이 끝나고도 통증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더 심해진 느낌이었다.
병원 침대에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침대와 바닥에 몸을 반쯤 걸친 채 밤새 한숨도 못자고 울었다.
진통주사도 맞을 수 있는 만큼 다 맞았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퇴원할 때는 마약성 진통제와 마약 패치까지 처방받았다.
그때는 사람이 아니라 통증으로 살았다
그때부터는 일상이 사라졌다.
회사에는 병가를 냈다.
다행히 병가 기간에는 급여가 나와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활은 엉망이었다.
똑바로 걸을 수가 없었다.
10미터도 한 번에 걷지 못했다.
몇 걸음 걷다가 멈추고,
다시 몇 걸음 걷다가 주저앉았다.
집에서는 마운틴클라이머 자세처럼 엎드려 기어다니는 날도 많았다.
배뇨에도 문제가 생겼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았고,
변비도 심했다.
화장실에서 두 시간 가까이 울었던 날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다.
버티는 것이 정답은 아니었다
매일 허리디스크 환우들의 글을 찾아봤다.
보존치료 성공 사례도 읽고,
수술 후기도 읽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흡수되지 않을까.’
그 생각 하나로 하루하루를 견뎠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아는 정형외과 전문의를 소개해 줬다.
전화로 내 증상을 자세히 설명했다.
처음에는 말했다.
“나라면 가족에게도 쉽게 수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안심했다.
그런데 내 상태를 계속 설명하자 선생님의 말이 달라졌다.
3개월 동안 제대로 서지 못했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고 있고,
보행이 어렵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자 잠시 침묵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 정도라면 수술이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 흡수될지 모르는 디스크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수술 후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절뚝거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보행 습관이 후유증으로 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그동안 ‘무조건 수술은 하면 안 된다.’는 생각 하나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의 상황은 다르다.
보존치료가 맞는 사람도 있고,
수술이 더 나은 사람도 있다.
그제야 처음으로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방향을 바꿨다.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마무리
지금도 누군가는 허리디스크 때문에 수술과 보존치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내 경험이 정답은 아니다.
다만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다.
무조건 버티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는 것.
나처럼 이미 일상생활이 무너지고, 통증이 삶 전체를 집어삼킨 상태라면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그렇게 3개월간의 긴 보존치료를 끝내고 수술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내 일상을 다시 되찾는 첫걸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