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후 2년이 지난 지금, 내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실제 경험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허리디스크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수술 후 정말 괜찮아질까?’일 것이다
나 역시 수술 전에는 재발이 될까 봐 가장 걱정했다
이번 글에서는 수술 후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재발 없이 지내기 위해 어떤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는지 나의 경험을 그대로 적었다
수술 직후 가장 놀랐던 점
수술을 하고 마취 기운에 3시간 정도 잤던 것으로 기억한다.
잠에서 깨자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이상했다. 허리 안쪽에서 무언가 지지해 주던 것이 사라진 것 같았다
허리가 비어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누가 툭 하고 치면 허리가 어긋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마치 유리로 된 허리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도 첫날이니까 그럴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준비해 간 복대를 착용하고 아주 천천히 일어나 보았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수술 전까지 나를 가장 괴롭혔던 통증이 없었다.
허리를 똑바로 펼 수 있었고, 다리도 곧게 펼 수 있었다. 두 발로 똑바로 걸을 수 있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허리를 조금만 펴도 끊어질 것 같은 통증 때문에
몸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던 내가, 수술 몇 시간 만에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라고?’
신기했고, 동시에 허무했다.
‘나는 왜 이 고통을 그렇게 오래 참고 버텼을까.’
천천히 걸어서 화장실을 다녀왔다. 많이 조심스러웠지만
몇 달 만에 두 다리로 똑바로 걸어본 그 기분은 지금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하지만 또 하나 알게 된 것이 있었다.
왼쪽 종아리 바깥쪽 피부 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마치 남의 살을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수술의 후유증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이건 수술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몇 달 동안 디스크가 신경을 심하게 눌러 생긴 후유증이었다.
그동안은 디스크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이런 감각 이상이 있는지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수술 후 통증이 사라지면서 비로소 남아 있던 신경 손상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수술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왼쪽 다리는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것처럼 시린 느낌이 들기도 하고,
종아리 바깥쪽 피부 감각도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조금 슬프기도 하다.
하지만 그때의 극심한 통증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안고 살아갈 수 있는 불편함이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앞으로도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회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퇴원 후 집에 와서의 일상은 복대와 함께였다.
약 두 달 정도는 외출을 하든 집에 있든 거의 항상 복대를 착용했던 것 같다.
복대를 오래 착용하면 코어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말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술 직후에는 복대가 허리를 잡아주면서
무심코 허리를 숙이거나 몸을 비트는 습관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 주었다.
대신 복대를 착용하고 있어도 배에 힘을 주는 습관은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복대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술 후 약 3개월쯤 되었을 때부터는 복대 없이도 일상이 가능해졌다.
물론 예전처럼 막 움직인 것은 아니다.
항상 조심하면서 움직였고, 그때부터 조금씩 일을 다시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달라진 생활습관
수술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생활습관이었다.
나는 지금도 오래 앉아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자주 일어나 움직이고 꾸준히 걷는다.
다리 근력을 키우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스쿼트 같은 재활운동도 조금씩 했다.
나는 20년 가까이 홈트레이닝을 해왔고,
18년 동안 에스테틱 분야에서 일하면서 해부학도 꾸준히 공부했다.
그래서 병원 재활치료 대신 내 몸 상태에 맞는 개인 재활운동을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은 절대 하지 않는 행동들이 있다.
무거운 물건을 혼자 드는 일이다.
예전에는 생수통도 혼자 갈고, 소파도 혼자 옮겼다.
그게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하지 않는다.
다시는 그 통증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디스크가 갑자기 생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오랫동안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으로 내 허리를 사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술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생활습관이다.
세수를 할 때도 허리를 숙이지 않는다.
머리를 감을 때도 허리를 숙이지 않는다.
무조건 샤워기를 사용한다.
세수만 할 때도 나는 욕실에서 샤워기로 얼굴만 씻는다.
몸은 물로만 가볍게 헹군다.
굳이 바디워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너무 자주 사용하는 세정제가 피부를 더 건조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렇게 안 해봐서 못 하겠어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조금 답답하다.
안 해봤다면 이제부터 해야 한다.
내 몸을 위해서.
허리는 한 번 망가지면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집을 때도 절대 허리부터 숙이지 않는다.
무릎을 굽히거나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허리는 최대한 곧게 유지한 채 물건을 집는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결국 허리를 지켜준다.
2년이 지난 지금의 몸 상태
수술 전처럼 다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은 없다.
두 발로 걷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일도 할 수 있고, 운동도 조금씩 할 수 있다.
물론 완벽하게 수술 전의 몸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왼쪽 다리의 감각 이상은 아직 남아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시린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일상을 포기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나에게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정도의 불편함이다.
오히려 통증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더 감사하게 된다.
다시 2024년으로 돌아간다면?
누군가 지금의 나에게 다시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수술을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수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수술은 시작일 뿐이다.
그 이후의 생활습관이 결과를 만든다.
그리고 한 가지 더.
2024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수술을 조금 더 빨리 했을 것이다.
괜히 버텼다.
버틴다고 해결되는 통증이 아니었다.
다만 모든 사람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MRI 결과가 심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MRI가 심하지 않아도 통증 때문에 일상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MRI 사진만 보는 것이 아니라 통증의 정도와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그리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경험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수술이 정답일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보존적 치료가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허리에서 보내는 신호를 너무 오래 참지 마세요.
저처럼 몇 년을 버티다 후회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